오늘 미니랑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또 기록의 중요성을 느꼈다.
내가 한창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었을 때,
모든 다이어트/헬스 관련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이 before 모습은 사진으로만 갖고있다는 것이 아쉬웠다.
현재는 예쁘고 탄탄한 몸을 가지고있지만 과거에는 이렇게 뚱뚱했어요 라며 사진으로만 보여주는 것 말이다.
과거 before 시절부터 활동하고 기록을 한 사람은 거의 못 본 것 같다.
다이어트 과정 속에서 그 순간의 감정이나 일상들을 전부 다 기록해온 사람이 있고
지금은 놀라울 만큼의 after를 만들어냈다면 그 유튜브나 인스타계정은 신뢰도 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않는 before 상태인 현재를 기록하는 것은 별로 즐겁지 않은 일이고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많은 다이어트 인플루언서들이 before를 사진으로만 갖고 있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뭔가모를 아쉬움은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내가 지금 before 상태이고 언젠가 올 after를 위해 기록을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비록 지금은 컴퓨터를 싫어하지만 언젠가는 좋아하게 될 수 도 있고
내가 개발자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지금은 컴퓨터가 싫다는 것이 숨 쉬듯 너무 당연한 사실이지만
먼 훗날 컴퓨터가 좋아진다면 그때는 또 그게 당연한 사실이 될 테니
지금의 심정들을 남겨놓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컴퓨터가 좋아질 날이 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이 문장을 읽으면서 감회가 새롭겠지?
보고 있나 미래의 이지은? ㅋ
미니는 원래부터 컴퓨터가 좋았다고 한다.
그게 정말 신기했는데 나한텐 컴퓨터가 싫은 게 당연하듯 누군가에겐 컴퓨터를 좋아하는 것도
당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신기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나한테 정말 컴퓨터가 너무너무 싫은 거냐고 묻길래 내가 개미를 비유로 들어서 이야기를 하게 됐다.
내가 개미를 싫어한다고 해보자.
근데 개미 학과를 다니고 있는 거다.
그리고 지금은 개미의 발에 대해서 배우고 있다.
내가 개미의 발이 너무 재미없다고 하니까 남들은 여러 분야가 있으니 이것저것 해보라며 추천을 해준다.
"개미의 눈은 어때? 개미의 몸통은 재밌던데!! 그건 어때?"
근데 나에겐 그래 봤자 개미이다.
일단 개미가 싫은데 그 안에서 이것저것 추천해주는 느낌이다.
뭐가되었든 일단 개미인 건 똑같은 건데.
그래서 아무리 개미의 발과 관련성이 적다고 해도 관심이 안 가고 의욕이 안 생긴다.
바퀴벌레 정도로 싫은 건 아니지만
같이 살고 싶지는 않은. 딱 그 정도.
그렇다고 관심 있는 다른 곤충이 있는 건 아니니 일단 개미 학과에 재학하며 공부는 하고 있는 거다.
근데 이렇게 한걸음 한걸음 무겁게 억지로 내딛는 게 재미없으니까 괴로워서 재미를 찾고 싶은 거다.
'나도 개미가 좋아지고 싶다! 개미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근데 굳이 개미를 좋아해야 하나?
그냥 애초에 개미 학과를 떠나고 곤충 대학을 떠나서
다른 생물군으로 가야 하는 건가?
하지만 그곳은 미지의 세계이고 내가 지금 그나마 아는 것은 개미밖에 없다.
아는 것이 개미밖에 없는 게 문제인 것 같다.
근데 알고 싶은 게 없다. 왜냐면 모르니까.
그것의 존재를 모르니까 당연히 알고 싶지 않은 거다.
나는 아직 그것의 존재를 모르지만 내가 좋아할 만한 생물군이 있을 수도 있겠다.
아 모르겠다. 진짜 아무 말이다 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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